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554710?cds=news_edit

욕실 찌든 때를 한 번에 지우겠다며 락스를 세정제와 함께 사용하는 행동이 사망 사고까지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습관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최은정 이화여대 과학교육학 박사는 8일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 출연해 “락스의 문제는 염소 기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욕실 세정제나 세제를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락스와 산성 세정제(식초·구연산 등) 또는 주방·욕실용 세제를 혼합하면 강한 독성을 띠는 염소가스가 발생한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살상용으로 쓰였던 독가스와 동일한 성분으로, 일본에서는 주부가 세정제와 락스를 섞어 청소하다 사망한 사례도 있다고 최 박사는 밝혔다.
단순히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소용없다. 최 박사는 “염소가스는 마스크를 통과한다”며 “KF-94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을 정도로 입자 크기가 작다”고 설명했다.
락스의 강염기성도 위험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최 박사는 과거 방송 실험 준비 중 락스에 장시간 노출된 뒤 화학성 폐렴 판정을 받았다”며 “폐포 사이사이에 스며드는 가스라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 약도 마땅치 않아 일주일 넘게 고생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설명했다.
이어 “락스에 머리카락을 담가두면 15분 만에 녹는다”며 그만큼 단백질 분해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순한 곰팡이 제거제’ 역시 성분 대부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락스와 사실상 동일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정에서의 락스 사용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급식실 등 집단 시설은 감염 관리 목적상 락스를 사용할 수 있으나, 일반 가정은 락스 없이도 충분히 청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박사는 “밖에서도 어느 정도 노출되고 집에서도 또 노출되면 누적 위험이 커진다”며 “특히 호흡기로 들어온 염소가스는 폐에서 잘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