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예대상] ‘신인감독 김연경’ 프로그램상 PD 수상소감 전문.txt

출처: 여성시대 오엠Z
https://youtu.be/wr26ewWoCKI?si=PU-uNt6mwkdLS8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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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능본부의 권락희 PD입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승리에 익숙하거나 유명한 분들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패배에도 익숙하고 안 유명한 언더독의 이야기입니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로 오로지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우리 고생해 준 선수분들, 진짜 너무 멋집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선수들이 올해 이번 시즌을 끝나고 두 명이나 프로팀에 갔고, 이렇게 쟁쟁한 대선배님들이 이끌어 주는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니, 정말 언더독의 기적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이런 기적을 일궈낼 수 있었던 것은 언더독보다 더 언더에 있었던 우리 코치진 여러분들, 우리 코치님, 전력분석가님, 트레이너 쌤들, 이경화 매니저님, 부승관 매니저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우리의 신인 감독 김연경 감독님.
제가 김연경 감독님께 제일 감사했던 것은, 제가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많지 않은데 촬영 현장에서 저를 연출로서 엄청 존중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더 진심을 다해서 같이 일하고 싶은 분이라고 느껴지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스태프들끼리 한 얘기가, ‘아, 저분 저렇게 레전드인데 속된 말로 이렇게 굴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두 달 동안 진짜 훈련하시고 합숙하시고 너무 고생해 주셨거든요.
그 와중에도 징징거리시면서 할 일은 다 해 주셔가지고, 진짜로 이런 프로그램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한테 속아 주셨다고 얘기하셨는데, 사실 저희들도 진짜 이렇게 힘들 줄은 몰라가지고 진짜 저희도 속았습니다.
조금만 더 믿어 주시고, 앞으로도 조금만 더 속아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김연경 감독님 옆에 이렇게 멋진 감코진과 선수들이 있었던 것처럼, 제 옆에도 정말 멋진 원팀이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 제작진인데요.
정말 우리 촬영 현장에서 톱니바퀴처럼 움직여 주신, 경기 한 번에 백여 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한번에 촬영을 하거든요.
카메라, 거치, 오디오, 동시, 드론, 모니터, PD, FD, 거기에 홍보팀, 협찬팀, 배차 기사님들까지,
각자 자기 자리에서 톱니바퀴처럼 움직여 준 결과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정말 멀티플레이어인 송현민 작가님을 비롯한 우리 작가진, 너무 고생하셨고요.
그리고 최은영, 이재우 PD를 비롯한 우리 17명의 PD들, 진짜 편집의 귀재들입니다.
모자란 연출 따라와 줘서 너무 미안하고 너무 사랑합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히터들 뒤에는 항상 수호신 리베로가 있습니다.
제 가정의 수호신이 되어 준, 19개월 딸을 혼자 키우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제 아내 이희수 양, 진짜 사랑합니다.

저는 예능 PD인데, 너무 진지하고 무거워서 진짜로 항상 고민이 많았어요.
한 해에도 열 번 넘게 ‘직업 적성을 잘못 선택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열등감 속에서 일을 해왔는데, 이 프로그램은 그런 진정성 덕분에 더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더라구요.

제가 겁내고 피했다면 아마 마주하지 못했을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는데,
요즘 현실이 너무 힘드니까 상처받으시는 분들, 힘드신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상처 많이 받고, 수많은 고민을 떠안고 사는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도전을 주저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이번만은 자신만의 길을 대담하게 한번 가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 길의 끝에는 쓰라린 상처와 실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때일수록 작아진 본인 자신을 더 크게 생각하시고, 익스큐즈 하지 마시고, 솔루션을 찾아보시고, 자기 목표를 향해서 사정없이 스파이크를 때리는 2026년이 되시길 바랍니다.

내일의 원더로 나아가는 우리의 오늘의 언더독을 위해 이 상을 바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