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로 만든 심장

출처: https://www.fmkorea.com/9639570202

 

 

 

시금치로-만든-심장-0-이미지

 

시금치로-만든-심장-1-이미지

 

시금치를 이용한 연구는 2017년 3월에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미국 우스터 폴리테크닉 대학(WPI)의 조슈아 거슐락 박사팀이 주도한 이 실험은 당시 학술지 ‘Biomaterials’에 발표되며 전 세계 과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연구진은 식물의 잎맥 구조가 인간의 모세혈관망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이들은 시금치 잎에서 식물 세포를 모두 씻어내고 투명한 뼈대만 남기는 탈세포화 공정을 거친 뒤, 그 자리에 인간의 심근 세포를 이식했습니다. 그 결과, 시금치 잎의 미세한 관들이 혈관처럼 기능하며 영양분을 전달했고, 이식된 심장 세포들이 실제로 박동하는 모습까지 확인했습니다.

 

시금치로-만든-심장-2-이미지

 

 

​실험의 핵심은 3D 프린팅 기술로도 만들기 힘든 복잡한 미세 혈관 구조를 자연에 존재하는 시금치에서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입니다. 연구진은 시금치 줄기에 미세한 관을 연결해 세정액을 지속적으로 주입함으로써 초록색 세포들을 제거하고, 인체 거부 반응이 적은 천연 물질인 셀룰로오스 성분의 투명한 골격만 남겼습니다.

 

 

​이렇게 준비된 투명한 시금치 뼈대 위에 인간의 심근 세포를 주입하자, 놀랍게도 약 5일 뒤부터 세포들이 스스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심장처럼 박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진은 시금치의 원래 통로였던 잎맥을 통해 혈액 대용품과 미세 입자들을 성공적으로 통과시킴으로써, 식물의 관 구조가 인간의 혈관처럼 물질을 운반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해 냈습니다.

 

 

​이 2017년의 연구는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식물을 활용해 인공 장기 제작의 난제였던 미세 혈관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학적 가치를 지닙니다. 비록 당장 전체 심장을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심근경색 등으로 손상된 심장 근육 부위에 붙여 회복을 돕는 생체 패치로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자연의 설계도를 의학에 접목하여 저렴하고 효율적인 인공 장기 생산의 시대를 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