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기자가 진짜 개헬이라는 쿠팡 배송 2주 뛰어본 썰

출처: https://youtu.be/NYX4p2ewQx0?

한겨레 기자가
2주간 쿠팡 배송 업무 뛰어보고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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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한달 하려고 했는데 편집장님? 같은 사람이
말렸다고 함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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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 화이트 칼라 체력으로는 3일도 못버틸텐데요 ㅎㅎ

쿠팡 기자는 일을 하면서
3가지 장비를 착용함

신체 온도와 맥박을 감지하는 반지형 측정기와 / 수면의 질을 체크하는 시계
가방처럼 매는 24시간 혈압계

이 기자가 쓴 기사 제일 첫 문장이

그것은 단거리경주를 밤새워 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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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심야 배송 / 우 : 주간 배송

한눈에 보아도 업무 시간에 따른 신체의 변화가 확실히 보인다.

기자가 쿠팡에서 일하면서 어떤 시스템 때문에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썰을 품

힘든점 1번째 : 쿠팡만의 독특한 3회전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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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택배기사들은

대리점에서 상품 분류해서 적재하고
> 고객에게 배송하고
> 퇴근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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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에 일하는 10시간 내내 단 1초도 걸을 수 없고 업무시간 내내 뛰어야만 하루 정해진 물량을 채울 수 있다고 함

그러나 쿠팡은 3회전 시스템이라 불리는
악명높은 시스템이 있는데

물류를 실어와서 분류하고 적재한 뒤 -> 고객에게 배송하고

다시 대리점으로 돌아가 다시 물류를 실어와서 분류하고 적재한 뒤 -> 2차로 배송하고

다시 대리점으로 돌아가 다시 물류를 실어와서 분류하고 적재한 뒤 -> 3차로 배송하는 3회전 시스템이라 함

이게 진짜 개힘들엇다고 함

고객이 언제 시키든 당일 배송을 해야 하는 쿠팡 배송의 특성상 이런식으로 하루에 같은집을 각각 다른 시간에 5번도 방문한다고 함

실제로 하루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동네의 모든 건물을 다 꿰고 있는 쿠팡기사라도
근무시간 내내 뛰어다녀야만 정해진 물량을 채울 수 있었다고 함

잠시 번외 / 기자가 놀란 엄청난 쿠팡의 장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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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일하면서 가장 놀랐던 게
기자가 담당하고 있는 구역에
건물 440개가 있으면

그 중에 단 하나의 건물도 예외없이
그 주소지에 존재하는 440개의 모든 건물에 쿠팡의 물건이 들어갔다고 함.

물건을 안시키는 층수는 있어도
단 하나도 쿠팡 물건이 안들어가는 건물이 없었다고 함.

담당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에 쿠팡의 물건이 배송되고 있었고

심야 기사들은 동네에 존재하는 모든 건물의 공동현관 번호와 주차장 / 건물 상태등을 다 꿰고 있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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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이헴이 놀란 기사 1명에게 배정된 배송 / 회수 / 반품 건

힘든점 2번째 : 동선 외에는 아무것도 기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다.

– 마감 시간도 / 하루에 소화해 내야 하는 물량도 / 회수해야 하는 프레시백 개수도 / 휴식시간도 모두 마음대로 할 수 없다
– 단 한가지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건을 더 많이 빠르게 배송하기 위한 동선 경로
– 그래서 마치 게임 전략을 짜듯 고수분들에게 동선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는 글들이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온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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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점 3번째 : 쿠팡의 무한 경쟁 시스템 / 점수화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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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에게 주어진 그날 물량을 전부다 소화해 냈는지
누락된 배송건은 몇건인지

마감 시간을 채우지 못한 배송건은 몇개였는지
회수하지 못한 프레시백은 몇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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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해서 그걸 어기면 바로 그 라인을 클렌징해 버리는거예요.

클렌징 : 대리점 해고를 말하는 듯? (2024년부터는 없어진 제도라고 하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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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완료하지 못한 물량의 개수 / 회수하지 못한 프레시백의 개수 등등이 모두 수치화 되어 사이트에 공개적으로 게시

그리고 점수가 떨어지는 대리점은 다른 대리점으로 대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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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님이 초보였기 때문이 아니라 베테랑 기사라고 하더라도 업무시간 동안 안뛰면 채울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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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그간 클렌징 제도를 통해 10가지 항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일정 점수에 미달하면 대리점과의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배송 효율을 높여왔다.

택배기사의 계약갱신 청구권이 보장받자 기사가 아니라 대리점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법을 피해간 것이다.

쿠팡은 클렌징 제도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2024년 이 제도를 없애겠다고..

쿠팡 직고용이 아닌 대리점과의 계약 / 그 대리점에 속한 퀵플렉서 라고 불리는 기사들

쿠팡과의 재계약을 위해 대리점은 기사들을 압박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함

힘든점 4번째 : 마감시간에 대한 압박

쿠팡은 새벽배송은 오전 몇시까지 / 당일배송은 몇시까지
정해진 배송시간이 있어서 이 마감시간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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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든거. 제일 힘든거는 마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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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쿠팡의 근무환경이 견디기 너무 힘들어 한진 택배로 이직한 신종훈 기사님

쿠팡에서 6년간 일했지만 마감시간의 압박과 다회전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 한진 택배로 이직했다고 함

오후 8시까지 프레시백에 담긴 신선식품 배달하는게 개빡센데 그거 다 배송하고 나면 일이 끝나는게 아니라 다시 대리점에 또 물건 실으러 가야 됨

한진택배에는 다회전도 없고 지켜야 하는 마감시간이 없어 30분~1시간 정도 배송시간이 늦어도 고객들에게 직접 전화해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있어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다고 함

쿠팡은 직접 고객과 소통을 할 수 없고 모든 고객의 불만은 고객센터로 들어가기 때문에 이 부분이 편리하다기보다 오히려 훨씬 힘들게 느껴졌다고 함 (의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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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물건의 건당 단가를 줄이기 위해 엄청나게 큰 박스에 한번에 합포장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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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배>

주간배송 6일차 1회전 출차 전 물품을 분류하고 있을 때였다.
“아이 X X, 지훈아 일로 와봐. 이것 좀 봐라. 얘네(쿠팡) 또 시작이다”
옆 라우트를 맡은 택배기사가 문지훈을 불렀다.

왜요? 또 무슨 일이야?”

문지훈과 함께 가보니 이미 분류 단계에서 찢어진 상자 안에 팩주스 24개입짜리 상자 4개가 들어 있었다.

현장에선 이런 물품을 합포장 이라고 불렀다. 그 옆에는 큰 상자 3개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것도 있었다. 한 배송지에 여러 개의 물건이 가면 건당 단가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한 건으로 만들기 위해 쿠팡에서 일부러 물품을 합쳐놓은 것이다.

하, 진짜 양아치 새 X들.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문지훈이 말했다.

기자가 2주 동안 물품을 분류하며 확인한 합포장 물건은 그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판매처에서 직접 포장한 물품보다 쿠팡에서 다시 포장한 물품이 많았는데, 배송지가 같으면 적게는 한두 개에서 많게는 10개 넘는 물품을 하나로 합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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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 물품만 모아놓는 롤테이너에 냉장고가 놓였다. 이 냉장고 중량은 포장 무게까지 30키로가 넘는다. 소비자는 이런 물건을 주문할 때 추가 금액을 부담하지만 쿠팡 기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무게와 상관없이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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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으니 식사나 휴식 시간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 3회전 물건 실으러 갈때 바나나 세개로 끼니를 떼운다는 쿠팡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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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이왕 일하시는 김에 이것도 한번 보고 가세요.”

심야배송 마지막 날, 박창수(44·가명)가 다가와 기자를 잡고 캠프 구석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는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 현재는 심야배송을 하고 있는 퀵플렉서입니다.

그가 데려간 곳엔 물품이 담긴 롤테이너(대형 끌개)가 수십 개 있었습니다.

“이게 오늘 하루 들어온 반품이거든요. 이거 다 어떻게 하는 줄 아세요? 다 폐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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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만 쌓인 반품은 학교 교실 하나를 가득 메우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이 반품은 다 어떻게 처리될까요.
쿠팡에선 폐기하는 것도 있고 재판매하는 것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폐기든 재판매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대부분 판매자가 부담합니다.

저는 배송 시스템을 주로 취재했지만, 쿠팡의 시스템은 배송뿐 아니라 대부분의 영역에서 하나의 원칙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용을 줄이고 부담은 외부로 전가한다.’

쿠팡이 추구하는 시스템은 세상 모든 물건을 쿠팡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어디서든 가장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쿠팡은 초기 손해를 감수하고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택배기사와 판매자, 소비자를 쿠팡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자, 이제 쿠팡의 전략이 조금 그려지시나요?
처음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좋은 조건으로 유인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을 들여 조금씩 부담을 전가합니다.

택배기사와 판매자는 이미 그 부담을 많이 떠안고 있습니다. 이제는 처음과 조건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지만, 그동안 쿠팡에 의지하며 생존해온 길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어떨까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택배기사들과 판매자들은 입을 모아 쿠팡은 고객 최우선 기업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쿠팡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뒤에도 고객 최우선 정책을 펼까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는 쿠팡의 태도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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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21.hani.co.kr/kija/cd512106

기사 전문은 여기서 볼 수 있어

배송은 남초직군이긴 하지만 쿠팡의 다른 직군도 크게 다르지않을 것 같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