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www.fmkorea.com/9320284083

1985년에 개통한
서울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은
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여러가지 신기한 시도를 한
노선이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 두 노선의 개통부터
가독성 면에서 최강 폰트인
지하철체를 전면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지하철역 양식에서 탈피해
유명 건축가인 김수근의 설계로 지어진
중앙청역 (현 경복궁역) 같이
인테리어 측면에서
여러가지 새로운 요소를
적용해본 것이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와 함께
외국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모습의 역사 인테리어가 있었으니…

바로 동굴을 그대로 옮겨놓은듯한
인공암반 인테리어가 그 것이다
충무로역의 3호선 승강장과 환승통로는
화강암 구조를 뚫고 지어졌다는 점에서 착안해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FRP) 으로
벽과 지붕에 인공암반을 설치해서
마치 동굴처럼 꾸며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특히 3호선과 4호선 환승통로가 굉장히 길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웅장하게 느껴지는 모습을 자랑했으며

특히 3호선 승강장은
진짜 동굴에 역을 지어둔 것 처럼 꾸며져
굉장히 이색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충무로역의 모습은
향후 지어지는 몇몇 지하철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니

90년대에 개통한
5호선의 신금호역과

영등포시장역

마천역

7호선의 가리봉역(현 가산디지털단지역) 등
여러가지 역에 적용된 것이 대표적으로
이래저래 세기말 감성으로
1990년대를 상징하는
인테리어라고 볼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렇게
특이한 모습의
인공암반 인테리어는
2003년을 기점으로
싹 다 철거라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니

바로 2월 18일에 일어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인해
수백명이 죽고 다치면서
지하철 내 가연성 자재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암반에 쓰인 재료인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FRP)이
가연성임은 물론이고
인공암벽이 튀어나와있어
넘어지면서 충돌시 머리부상의 위험이
굉장히 크다는 점이 지적받으면서

인공암벽 인테리어는
2005년의 동대문역을 시작으로
2010년대에 전면 철거되기 시작했으며

가장 유명하던 충무로역도
2012년을 마지막으로

기존의 인공암반을 철거한 뒤
불연성 마감재로 리모델링을 완료하면서
더이상은 볼 수 없는 모습이 되었지만

몇몇 역은 아직까지도
인공암반의 시절이 흔적으로 남아
역명판이 길쭉한 알약형으로
생긴 모습을 볼 수 있고

2021년, 7호선의 서부 연장 과정에서
개통하게 된 석남역이
불연재로 만들어진
인공암반으로 인테리어되면서
옛 시절의 추억을
약간이나마 이어가고 있다
여러댓펌)
‘지하철체’가 정식 필체명인 건가요?
네. 서울시에서 인터디자인연구소에 의뢰해서 1983년에 만들어진 폰트입니다.
개발 당시에 서울시에서 ‘심미성과 가독성을 모두 챙기고 30년간 쓸 수 있는 신세대적 서체’를 요구했다는 썰이 있는데, 그 말이 실제로 이루어져 약 30년간 쓰였다는 점이 참 신기하죠. 사실 현재의 서울남산체보다 가독성 측면에서는 더 좋은게 사실이고요…
마찬가지로 철도청(코레일)도 가독성 문제로 ‘코레일체’라는 이름의 폰트를 사용해왔는데, 코레일체는 ‘익’과 ‘의’ 가 구분이 잘 안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여러번 교체를 한 적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의정부역’이 ‘익정부역’으로 보인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 적 있고, 현재진행형 입니다…
저런건 진짜 암반으로는 못하나요?
이게 벽쪽으로 넘어져서 충돌할 때 진짜 암반이면 다칠 위험이 너무 높아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일반적인 벽은 평평해서 상대적으로 괜찮다지만, 암반이면 진짜 머리 깨지기 십상이니…
저것도 한때 유행이었나봄 인공폭포도 저런식으로 많이 꾸몄었는데 언젠부턴가는 그냥 진짜 돌로하고 물만 자연스럽게 흘리는 방식을 사용하는듯 싶다. 내용처럼 안전문제인지.. 미적인 부분도 있을거 같고
본문의 FRP가 시간이 지나면서 분진이 생기는데, ‘유리섬유’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석면과 같이 호흡기에 굉장히 좋지 않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인공폭포도 많이 사라져가는 추세라고 하네요
알약형이 인공암반이랑 무슨 상관이야??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
본래 5~8호선은 ‘벽 전체에 커다란 ≪ 모양으로 생긴 역명판을 주로 설치하는데, 인공암반이 있으면 그렇게 설치를 못하기 때문에 툭 튀어나온 알약형 역명판을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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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리모델링 하면서 오세훈 시장이 바꾼 ‘디자인서울’ 스타일로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암반 플라스틱만 걷어내고 전면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 기존 역명판을 유지하는 경우도 꽤 되는 것 같네요. 사실 교체비용도 다 예산이니까요…
신형 역명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기존이 가독성 측면에서 훨신 낫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사람마다 다 생각이 다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