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미안해요” 배달 일로 생계 이어오던 10대, 선배 폭행에 유언 남기고 숨져

 《 우리 동네 목욕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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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에서 16세 A군이 한 살 터울 선배 B(17)군의 잔혹한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A군은 할머니와 함께 살며 배달 일로 생계를 이어 오던 조손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B군은 지난 7월 중고로 70만 원에 산 125cc 오토바이를 A군에게 140만 원에 강매했다. 그러나 가진 돈이 70만 원밖에 없던 A군은 잔금을 치킨배달 아르바이트 등으로 벌어 갚았지만, 수입이 일정치 않아 약속한 날짜를 지키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때 마다 B군은 연체료를 명목으로 추가 금전을 요구했고, “제때 안 갚으면 죽인다”라며 협박, 폭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숨지기 이틀 전인 8월 17일 누군가의 신고로 무면허 운전이 적발돼 경찰에 유일한 벌이 수단이었던 오토바이를 압류당했다. 이에 B군에게 돈을 가져다줄 방법이 없어진 A군은 B군의 보복이 두려워 결국 8월 19일 새벽,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에게 미안하다 전해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A군이 숨진 날 새벽 B군은 경찰서에 압류돼 보관 중이던 오토바이를 찾아갔고, 다른 이에게 170만 원을 받고 팔아치운 것으로 드러났다. B군은 오토바이를 A군에게 판매했지만, 명의를 이전해 주지 않아 B군이 찾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