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루츨러] 로세니어가 첼시에서 빠르게 무너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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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튼 원정은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이 되고 말았다. 경기 후 선수들을 향해 쏟아낸 로세니어의 격앙된 발언은 종말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다. 그는 선수들의 헌신과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고, 심지어 언론을 통해 그들의 프로 의식까지 문제 삼았다.

 

하지만 정작 라커룸에서는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사실상 마지막 팀 미팅을 거의 건너뛴 것으로 알려졌다. 궁지에 몰린 로세니어는 선수들을 자극해 어떤 반응이라도 끌어내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애초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선택이었다. 특히 일부 선수들이 애초에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랬다.

 

시즌 도중 부임해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감독의 뒤를 잇는다는 것은 젊고 경험이 부족한 지도자에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레스카의 갑작스러운 결별에 많은 선수가 충격을 받았고, 감정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이들도 있었다. 네투는 마레스카의 결별에 “놀랐고” “슬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레스카는 선수 시절 대부분을 스페인에서 보냈고, 스페인어도 능통해서 팀 내 스페인어권 선수들과 특히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반면, 로세니어의 방식에 모두가 공감한 것은 아니었다. 전임자와는 전혀 다른 성향의 인물이었던 그를 이해하고 연결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도 있었다.

 

로세니어는 맨유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자신이 “취약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일부 선수들은 이를 지나치게 약한 태도로 받아들였다. 그는 호감형 감독이었고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었지만, 선수들의 불만은 몸짓에서 드러났다.

 

예를 들어 포파나는 맨유전에서 교체된 후 로세니어의 보좌관인 저스틴 워커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브라이튼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로세니어는 브라이튼전에서 전술을 바꿔 5백을 도입했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은 형편없었고, 이는 선수들의 동기부여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첼시는 브라이튼 원정에서 첫 태클에 성공하기까지 33분이 걸렸고, 전반전 내내 단 두 번의 태클만 기록했는데, 그마저도 하토가 기록한 것이었다. 하토와 페드루는 로세니어 체제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두 선수였다.

 

로세니어는 선수들과의 관계가 좋다고 주장했지만, 브라이튼전 경기력은 마치 팀 내부에 단절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런 점에서 찰로바가 인터뷰에서 팀의 노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했다.

 

로세니어는 스스로 실수들을 몇 차례 저질렀고, 대가는 컸다. SNS에서의 조롱은 잔인하고도 거셌지만, 그는 스스로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첼시 진영에서 워밍업했다는 이유로 아스날 코치진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일이나, 뉴캐슬전 당시 선수들이 주심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 “공을 존중하려 했다”라고 설명한 발언은 특히 논란이 컸다.

 

물론 ‘공을 둘러싸는’ 행동 자체는 로세니어가 도입한 전술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모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파리전이었다. 그는 비교적 실수가 적었던 시즌을 보내고 있던 산체스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제외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선수의 자신감을 크게 흔들었다.

 

대신 출전한 요르겐센은 파리 원정에서 커리어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고, 그 장면은 팀의 급격한 추락을 촉발한 분기점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안정적이던 2대2 흐름의 경기는 결국 5대2 패배로 무너졌다. 이어진 홈 경기에서는 로세니어가 어린 사르를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해, 세계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인 흐비차를 상대하게 했는데,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결정적이었던 문제는 블루코가 주도한 ‘유스 중심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줄곧 이어져 온 팀 내 기강 해이를 제대로 다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근본적인 문제였지만,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각해지는 듯했다.

 

네투는 파리전에서 볼보이를 밀친 일로 UEFA의 경고를 받았고,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선발 명단이 두 차례나 유출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런 문제는 화요일 경기 전에도 반복됐는데, 쿠쿠레야의 미용사가 SNS를 통해 파머와 페드루가 결장할 것이라고 올리는 황당한 일이 있었다.

 

엔소 페르난데스는 레알 마드리드와 공개적으로 ‘썸’을 타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구단 내부 징계로 2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는데, 이는 감독이 어떻게든 권위를 세우려 했음을 보여주는 조치이기도 했다.

 

로세니어 부임 이전부터 팀의 정신력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았다.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승점을 잃는 모습, 자만심, 반복되는 규율 위반 등이 원인이었다. 로세니어가 마지막으로 남긴, 선수들의 태도를 가차 없이 비판한 발언은 결국 첼시의 영입 정책 자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로세니어가 이렇게 이른 시점에, 그것도 매우 암울한 상황에서 경질된 것은 그를 임명하고 팀을 구성한 사람들의 잘못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의 임기가 이렇게 무너진 데에는 분명 아쉬움이 남는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자기 성찰’의 시간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성찰은 단순히 감독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위에서 내려진 결정들에 대한 더 넓은 책임 추궁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반발심이 커진 팬들은 이 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다.